엔칸토 마법의 세계 : 남과 다른 특별함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2021년 11월에 디즈니에서 개봉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입니다. 저는 디즈니+에서 관람했습니다. 마술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음악이 궁금하시다면 그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겠습니다.
웰컴 투 마드리갈 패밀리 < 엔칸토: 마법의 세계 > 줄거리
깊은 산속, 놀라운 마법의 세계가 펼쳐져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바로 엔칸토입니다. 그곳에는 독특한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는 대가족 '마드리갈 패밀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특별한 가족 중에서 주인공인 미라벨은 마법 능력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마드리갈 패밀리에는 할머니(아부 엘라)가 가족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할머니로부터 내려오는 신비한 마법으로 인해 가족 모두가 마법의 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젊은 시절 세 쌍둥이를 낳자마자 내전으로 인해 남편을 잃게 됩니다. 남편이 죽으면서 마법의 기운이 깃든 양초를 얻게 되었고, 마법의 거대한 저택 '까시타'도 생기게 됩니다. '까시타' 주변으로 마을이 생겨났습니다. 할머니는 그곳에서 세 쌍둥이를 키웠으며, 세 쌍둥이가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대가족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마드리갈 패밀리는 자신의 마법마을 사람들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촌동생 안토니오가 마법 능력을 받는 중요한 날이었어요. 주인공인 미라벨은 마법능력을 받지 못했기에 가족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였고 특히 할머니에게는 더욱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마법의 저택 '까시타'가 이상했습니다. 미라벨의 눈에는 바닥이 금이 가고 마법의 촛불마저 흔들흔들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으니까요. 이상한 징조를 느낀 미라벨은 브루노 삼촌을 찾아갑니다. 브루노 삼촌은 불행한 예언만 하기 때문에 가족들로부터 미움을 샀고 특히 할머니의 신임을 얻지 못해서 '까시타' 깊숙한 곳에서 숨어 지냈습니다. 브루노 삼촌은 미라벨에 관한 예언을 보고 난 후 사라졌습니다. 그날은 미라벨이 마법 능력을 받아야 했는데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브루노 삼촌의 환상 속에 미라벨이 보였고, '까시타'가 무너지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미라벨이 확실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미라벨과 브루노 삼촌은 다시 한번 예언을 보게 됩니다. 그 예언 속에서 미라벨이 누군가와 화해를 하니까 마법 촛불이 환해지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미라벨은 큰 언니 이사벨라와 매우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미라벨은 바로 이사벨라를 찾아가서 화해를 시도하지만 화가 잔뜩 나 있는 이사벨라는 미라벨에게 화를 내던 중 마법으로 선인장을 만들게 됩니다. 늘 아름답고 화려한 꽃만 피워왔던 이사벨라는 자기가 꽃이 아닌 다른 식물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계를 뛰어넘게 됩니다. 아름다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게 되어 자유로워진 이사벨라는 미라벨과 화해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모르는 할머니는 미라벨에게 심한 말로 상처를 주게 되고 그러는 사이 '까시타'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미라벨은 마법의 촛불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촛불은 꺼져버렸고 가족들의 능력 또한 모두 사라졌습니다.
허탈한 마음에 미라벨은 뛰쳐나갔고, 할머니는 그때서야 잘못을 깨닫고 미라벨을 찾아 나섭니다. 미라벨이 있는 곳은 할머니가 할아버지와 헤어지고 마법을 마주하게 된 그 강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미라벨에게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해 주며 기적적으로 받은 마법을 지키기 위해 가족들에게 너무 엄하게 대했던 것을 미안해했습니다. 미라벨은 마법의 능력도 소중하지만 가족의 사랑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브루노 삼촌도 용기를 내어 할머니에게 다가왔습니다. 할머니는 아들 브루노를 사랑으로 안아주었습니다.
할머니와 미라벨, 브루노 삼촌은 다시 가족들이 모두 있는 곳으로 돌아와 '까시타'를 짓습니다. 능력이 없어도 원래 가지고 있는 힘으로 집을 짓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모두 와서 함께 도와줍니다. '까시타'가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가족들은 대문을 열 수 있는 손잡이를 미라벨에게 내어줍니다. 마드리갈 가족들 모두는 미라벨 덕분에 함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미라벨은 손잡이를 잡고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까시타'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자 새로운 '까시타'에 기적이 시작되었고 가족들의 능력도 살아났습니다. 마드리갈 패밀리의 기적은 이렇게 다시 시작되었고 행복한 사진을 찍으면서 끝이 납니다.
<마드리갈 패밀리>가 가진 마법 능력
먼저 가족 구성원을 살펴보겠습니다. 할머니(알마 마드리갈)에게 세 쌍둥이 남매(훌리에타, 페파, 브루노)가 있습니다. 첫째 딸 훌리에타는 어거스틴과 결혼하여 세 자매(이사벨라, 루이사, 미라벨)를 낳았습니다. 둘째 딸 페파는 펠릭스와 결혼하여 세 남매(돌로레스, 카밀로, 안토니오)를 낳았습니다. 이렇게 총 12명의 대가족입니다.
할머니 알마 마드리갈은 영화 속에서 이름보다는 스페인어로 할머니라는 뜻인 '아부 엘라'로 더 많이 불렸습니다. 내전으로 인해 남편 페드로를 잃으면서 마법의 집(까시타)과 마법의 촛불을 받게 되는데 이와 같은 기적이 시작된 근본의 존재로 볼 수 있습니다. 할머니에게는 특별한 마법능력은 없지만 가족들의 마법은 마을을 지키고 봉사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어서 극 중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입니다. 훌리에타는 할머니의 첫째 딸로, 음식을 만들어서 그 음식으로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훌리에타의 첫째 딸 이사벨라는 자유자재로 꽃을 피워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우아하고 완벽한 존재로서 이사벨라가 있는 곳은 아름다운 꽃가루가 내리고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그러나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스스로를 압박하며 힘들었다는 마음을 극 후반부에 고백하게 됩니다. 루이사는 훌리에타의 둘째 딸로 괴력의 소녀입니다. 엄청난 힘의 소유자로 피아노를 가볍게 들 수 있고, 건물이나 다리를 옮기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힘이 강합니다. 힘이 센 만큼 듬직하여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이 맡아서 하는 성격입니다. 그러나 루이사 역시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날이 올까 봐 불안해하면서 자신이 가장 힘이 세고 든든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습니다.
페파는 할머니의 둘째 딸입니다. 자신의 기분에 따라 날씨를 바뀌게 하는 능력을 받았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불안해하면 먹구름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바람이 불고 우박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날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늘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느라 신경이 예민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입니다. 페파의 첫째 딸 돌로레스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청력입니다. 엄청난 먼 거리의 소리라도 들을 수 있어서 마을의 모든 일들을 다 알고 있습니다. 페파의 둘째 아들 카밀로는 다른 사람의 외모와 복장을 흉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목소리는 흉내 내지 못합니다. 이 능력은 카밀로의 상상력과 관찰력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 틀린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장난기가 많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페파의 막내아들 안토니오는 영화속에서 능력 받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받게 됩니다. 안토니오는 주인공인 미라벨과 가장 사이가 좋았습니다. 나중에 안토니오는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사용하여 삼촌을 찾게 됩니다. 브루노는 앞날을 미리 볼 수 있는 예언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눈동자가 에메랄드 색으로 빛납니다. 몸에 매우 무리가 가서 쓰러지기도 하기 때문에 자주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예언을 보기 전에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모래를 사용하여 의식을 치르는데 그 예언의 내용은 에메랄드로 된 예언판에 담깁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가 주는 감동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다가 엔칸토를 보게 되었습니다. 디즈니에서 제작했으니 일단은 믿고 볼 수 있었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두 가지는 뮤지컬 애니메이션답게 멋진 노래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깔들의 조화였습니다.
저는 원래 뮤지컬 영화를 좋아합니다. 엔칸토에서도 이야기 전개를 더욱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음악적인 요소를 사용하여 내용 전달이 잘 된 것 같습니다. 엔칸토의 OST를 담당한 린 마누엘 미란다는 <모아나>에도 참여했었던 음악가입니다. 그중에서 빌보드 챠트 1위에 오른 곡이 있으니 바로 "We Don't Talk About Bruno(입에 담지마 브루노)"입니다. 이 곡은 주인공들이 브루노에 대해서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부르는 곡인데 디즈니+에 공개된 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모든 어린이들이 한 목소리로 부르던 겨울왕국의 "Let it go"도 5위까지밖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We Don't Talk About Bruno(입에 담지마 브루노)"가 1위를 했다고 하니 엄청난 인기를 끈 것입니다.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하는 것은 박스오피스 1위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당연히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역량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영화에 나오는 색채미가 눈을 힐링시켜주었습니다. 화려한 색감에 동심이 살아나기도 하고 힐링이 되기도 하면서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대조되는 색감을 사용하여 남미의 강렬함을 잘 표현해 주고 있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자연의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입니다. 숲이나 노을 같은 자연의 색에 빨려들어가듯 황홀한 장면들이 곳곳에 나오니 즐거움이 두 배입니다.
대가족이 마법의 집에 살면서 모두 마법능력을 지녔는데 그중에서 한 사람만 가지지 못하였다!! 처음에는 주인공 미라벨이 아무리 긍정적인 인물이라고 하여도 그런 집안 분위기 속에서 위축된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가면서 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생각의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가진 것이 나에게는 없다면 반대로 내가 특별한 것 아닐까요? 주인공 미라벨이 마법의 능력을 가지진 못했지만 결국엔 모든 가족들을 하나 되게 하고 화합하게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것은 마법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기적인 것이죠. 내가 가진 능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얼마나 스스로 다스리며 행복하게 삶을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으로 타인을 공격하고 불행하게 만들고 그 능력이 감당되지 않아 스스로를 억압하고 강박관념을 가진다면 그 능력은 오히려 독이 될 것입니다. 최고의 능력은 소통의 능력, 사랑의 능력임을 엔칸토를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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