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만에서 개봉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뮤지션이자 배우인 주걸륜이 감독을 맡았습니다. 28세의 나이에 대만에서 첫 감독작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이 영화는 한국에 개봉되기 전부터 입소문으로 퍼져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미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작품입니다. 판타지 멜로 영화이면서 클래식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영화속으로 들어가 보시겠습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신비로운 사랑이야기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상륜(주걸륜)은 예술학교에 전학을 왔습니다. 학교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중에 피아노 연주가 들리는 음악실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상륜은 샤오위(계륜미)와 처음 만나게 됩니다.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샤오위에게는 왠지모를 비밀스러운 모습이 보였습니다. 상륜과 샤오위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을 무렵 어느날, 상륜이 같은반 칭요와 뽀뽀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샤오위는 충격을 받으며 사라지고 맙니다.
그렇게 사라진 샤오위는 졸업식날 나타나게 되는데 상륜은 샤오위를 보자마자 쫓아갔습니다. 둘은 졸업식 연주를 마치고 교실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상륜이 교실에 갔을 때는 샤오위가 없었습니다. 힘이 빠진 상륜은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책상위에 글씨가 저절로 써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샤오위가 쓰는 것이었습니다. 샤오위는 상륜에게 고백을 하였고 상륜도 샤오위를 좋아한다고 하트를 남깁니다
그 후 상륜은 샤오위의 집을 찾아갔고 그녀의 방에서 'Secret'이라는 악보를 보게 되었습니다. 상륜은 그동안 샤오위가 했었던 말들과 주변친구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조합해보면서 이 악보가 시간여행을 하게 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륜은 샤오위의 사진 한장을 보게 되는데 그 사진속에는 상륜의 아버지와 샤오위가 함께 있었습니다. 20년 전 샤오위는 예술고등학교 학생이었고, 상륜의 아버지가 샤오위의 선생님이었던 것입니다. 샤오위는 음악실에서 'Secret' 악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악보는 곡의 템포대로 연주하면 미래로, 빠르게 연주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악보였습니다.
상륜은 아버지로부터 샤오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 음악실로 향합니다. 음악실은 철거하기위해 준비중이였습니다. 상륜은 피아노 앞에 앉아서 샤오위를 만나기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Secret'을 연주하여 과거로 가게 됩니다. 속도가 빠를 수록 더 과거로 가게 되므로 샤오위가 그 악보를 발견하기 전으로 가서 상륜은 샤오위를 만났고 함께 졸업하게 됩니다. 음악실은 철거되었기때문에 이제 시간여행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 피아노 배틀 명장면
이 영화의 배경이 예술학교이기에 피아노 연주가 많이 등장합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장면은 피아노배틀 장면입니다. 상륜이 전학을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예술학교에서 피아노 왕자라고 불리는 선배와 피아노 배틀을 하게 됩니다. 이 때 총 3곡을 연주합니다. 첫번째는 쇼팽의 연습곡 중에서 '흑건(Etude Op.10,No.5)'을 백건으로 편곡하여 배틀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흑건을 백건으로 편곡한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였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곡 또한 쇼팽 곡입니다. 쇼팽의 왈츠 중 7번을 편곡하여 아주 빠른 속도로 연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원곡은 편곡된 것보다 훨씬 느리고 무거운 느낌인데 배틀곡으로 나와서 색다른 느낌이였습니다. 여기서 상륜은 선배보다 더 빠르게 연주해야 했기에 상륜의 연주한 것을 빨리 돌렸다고 합니다. 세 번째 곡은 <두금삼>이란 곡인데 상륜은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왼손으로만 연주하여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 클래식 연주자들과 애호가들은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는 쇼팽곡 편곡이 클래식에서 절대 사용하지 않는 진행이라는 것입니다. 또 피아노 연주에 있어서 템포만 빠르게 하면 잘 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사실 연주에 있어서 무조건 빨리치는 것이 좋은 연주가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작곡가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악보에 충실하며 연주자가 곡을 해석한대로 감정표현을 해 나가는 것이 훌륭한 연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 배틀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이 클래식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피아노 배틀을 비롯하여 이 영화에 나오는 피아노곡을 쳐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감독은 누구인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각본, 감독, 주연배우까지 맡은 주걸윤은 이미 대만에서 톱스타로 자리잡은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가수로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배우로도 활동했으며 더 나아가 이 영화로 감독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감독의 실제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모티브로 환타지한 요소를 넣어서 가슴시린 멜로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주걸윤은 3세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음악을 무척 좋아했다고 합니다. 음악학과에 진학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고 그 때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여 가수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피아노를 어렸을 때부터 쳐서 그런지 영화에 나오는 피아노 연주 장면은 모두 주걸윤이 직접 소화해 냈다고 합니다. 중화권에서는 가장 영향력있는 영화제인 금마장 영화제에서 '올해의 대만영화상'과 '주제가상,시각효과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