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로봇 월-E(WALL-E)와 떠나는 미래여행
어린시절 공상과학 그림 그리기를 할 때면 빠지지 않는 것이 로봇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여 모든 것을 해주고, 심지어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상상까지 하였지요. 그러나 월E는 인간을 해치는 로봇이 아니라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너무나 귀여운 로봇입니다. 또한 인간들의 잘못으로 쓰레기가 넘쳐나는 지구를 끝까지 지키며 청소하는 월E가 이브(EVE)를 만나면서 순수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요. 월E의 엉뚱한 매력과 이브를 향한 한결같은 마음,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인간의 모습을 보며 미래여행을 같이 떠나볼까요?
월E와 이브의 만남
회색도시에 황폐하기 그지없는 지구. 사람은 없고 쓰레기만 가득 차 있습니다. 먼지바람만 부는 쓰레기 더미 사이로 다 부서져가는 낡은 로봇이 열심히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습니다. 월E는 청소로봇입니다. 인간들이 사용한 쓰레기로 지구 전체가 쓰레기 산을 이루게 되자 생존을 위해 정착할 행성을 찾아 지구를 떠났습니다. 인간은 지구를 버린 것이죠. 지구에는 쓰레기 청소가 프로그래밍된 로봇들만이 남게 됩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로봇 월E.
어느 날 조용하던 지구에 새로운 친구가 등장합니다. 고물 깡통 같은 월E의 모습과 완전 반대되는 하얗고 예쁘게 생긴 로봇 이브(EVE). 월E는 이브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그때부터 이브가 가는 곳마다 따라 다니죠. 이브는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보내진 탐사로봇이였습니다. 월E와는 다른 임무를 가진 로봇이죠. 이브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 하기 위해 열심히 지구 생명체를 찾아다녔고, 월E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던 중 월E가 이브를 자신에 아지트로 데려가서 집 구경을 시켜주면서 신발에 담긴 식물을 보여주게 되었는데요. 그 식물을 보는 순간 이브는 자신의 몸 속에 넣고 동면에 들어갑니다. 월E는 이브를 극진히 보살펴주죠.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곁에서 우산을 씌워주며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자신의 아지트에서 영화도 보여주고, 이브가 깨어나길 바라며 햇빛도 쬐어주고, 황혼의 물든 노을도 보여주며 여러 가지 노력을 했습니다. 이브가 깨어나기만을 바라는 월E의 간절함이 전해져옵니다. 로켓이 와서 이브를 데리고 가기 전까지 월E는 이브 곁은 묵묵히 지켰습니다. 그러던 중 이브가 처음 왔을 때 데려다 준 로켓이 왔습니다. 그 로켓은 이브를 데려갔고 월E도 주저없이 이브를 따라갑니다. 이브를 사랑하는 월E의 마음이 너무나 잔잔하게 스며들어왔습니다.
인류의 발전이 가져다준 잘못된 선물
2008년에 픽사에서 만든 이 영화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보면서, 지금 현실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류가 최첨단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 시대, 정말 상상하기만 하면 그대로 이루어지는 엄청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더 편하게 살기 위해 연구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죠. 그러나 편한 것을 추구하다 보니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결국은 살아갈 터전마저도 빼앗기고 말게 됩니다. 미래까지 갈 것도 없이 우리의 편리함을 추구하느라 얼마나 지구가 오염되고 쓰레기가 넘쳐나고 그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지 알 것입니다. 월E가 이브를 따라 인간들이 살고 있는 행성으로 갔더니 그곳에서 사람들은 손가락만 까닥할 뿐 몸을 움직이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편리함만 찾다 보니 걷는 것도 싫어서 1인용 미니 전기차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쇼핑하고, 음식도 주문하고, 게임, 영화 등 가상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몸을 통해서 움직이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자극은 미디어가 주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원하는 대로 더 편리하게 세상은 바뀌었지만, 어쩐지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월E는 이브가 지구에서 가져온 생명체인 식물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지구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의 욕심은 한계가 없고 더 간편하고 더 자극적인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발전과 보존의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이처럼 소중한 지구에서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래 로봇 월E가 이토록 순수한 것은 우리 인간의 변질됨을 대조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월E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떠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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