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코드 : 반복되는 삶 속에서 찾아낸 새로운 삶
주인공은 열차에서 모르는 여자와 한창 대화 중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콜터 스티브슨 대위이며 헬기 조종사이고, 아프가니스탄에 있어야 할 자신이 왜 이 열차에 타고 있는지를 궁금해합니다. 대화 상대인 크리스티나 워렌은 자신을 역사 선생님 숀 펜트리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열차가 폭파되어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죽음과 동시에 알 수 없는 공간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어찌 된 상황인지 알 수 없는 주인공에게 여군 장교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주인공은 지금 임무 수행 중이니 폭파된 열차 안에서 사고를 당한 그 남자의 기억 속으로 다시 들어가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으라고 합니다. 수행하는데 허락된 시간은 단 8분입니다. 계속적으로 8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다시금 마주 앉아있었던 크리스티나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반드시 살려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어떻게든 열차의 폭파를 막고 싶고, 범인을 찾아서 잡아야 합습니다.
덩컨 존스 감독의 <소스 코드>는 제2의 인셉션이라고 불릴만큼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12세 관람가이며 포스터에는 'SF액션의 진화'라고 적혀있지만 그것은 홍보용인 것이고 실제로는 액션 중심의 영화는 아닙니다.시간을 반복하는 요소가 혹 잘못 해석하여 시간 여행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돌아가고 싶은 특정한 시간, 특정한 사건이 있는지 생각해보시면서 함께 영화 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범인이 남겨 놓은 단서를 찾기위해 모두를 의심하다
오직 열차내에 범인을 찾아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승객의 모두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주인공. 비즈니스차 탑승한 승객부터, 재미없었던 코미디언도 모두를 의심하고 추궁하며 유심히 관찰합니다. 그러다가 범인은 눈에 띄지 않게 열차에서 내렸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중간에 멈춰진 열차에 내려서 의심스러운 사람을 화장실로 쫓아가 보지만 결국 헛된 의심으로 끝나버리곤 합니다.
8분의 시간 뒤에 결국엔 다시금 어떠한 방법으로든 죽음을 맞이하고 가상의 기계 속에서 다시 깨어나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죽음은 사람이 평생에 딱 한 번 겪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죽음을 수도 없이 겪으면서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니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죽었다가 살아나도 8분 후면 다시 죽을 것을 알고 있으니 죽음에 대한 그 두려움과 공포를 짐작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일반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끝내 포기하고 좌절했겠지만, 주인공은 달랐습니다. 주인공은 이 임무에 선택되고 적임자라고 생각한 것은 치열한 전투 속에서 죽음을 내걸고 싸웠던 헬기 조종사 대위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몇 시간 동안 셀 수도 없이 죽음을 겪는 일은 견디기 힘든 일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반복되는 8분의 시간 속에서 결국 범인으로 생각되는 사람을 찾아가게 되고, 함께 범인을 잡기 위해 내린 크리스티나의 죽음을 8분 안에 또 마주하게 됩니다.
새로운 삶을 위해서 현재의 삶을 내려놓다
주인공은 현재의 그 '소스코드'라는 장치안에서는 아무리 노력하여도 8분의 시간이 지나면 죽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영화 초반 자신에게 임무를 도왔던 여군 장교에서 제안을 합니다. 자신이 임무를 성공하게 되면 자신의 생명과 연결되어있는 이 장치의 전원을 꺼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번 연구의 책임을 진 박사가 알게 되면 당연히 거절할 것을 알았지만 여군 장교는 주인공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주인공은 마주 앉은 크리스티나를 살리고 범인을 잡는데 중요한 단서를 찾아내서 더 큰 위험을 막는데 공적을 올리게 됩니다. 수도 없는 죽음에서 8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죽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여군 장교가 자신의 신경망과 연결되어있는 소스코드 장치를 끄게 된 것을 알게 됩니다. 주인공과 크리스티나는 그 열차의 목적지인 시카고에 도착하여 시카고 곳곳의 명소를 다니며 소스코드 안에서의 새로운 삶을 살며 영화는 마무리 되게 됩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열차 내에서 의심하였던 한 사람 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웃기지 못했던 코미디언에게 열차의 승객들을 웃기게 만들어주며 더 이상 열차의 폭발로 모두가 죽게 되는 일이 없는 상황 속에서 기분 좋게 막을 내립니다.
우리가 때로는 현재의 삶을 살아가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의 것을 내려놓지 않게 되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힘들기 마련입니다. 몸은 이미 죽어있고 정신만 간신히 살아 있는 절박한 주인공의 상황에서 소스코드 내에서의 삶을 선택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죽음을 택하는 것 같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원하는 소스코드 세상 안에서의 새로운 삶을 위해 여군 장교가 큰 결정을 내려준 것은 주인공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 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스코드>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11년 전인, 2011년 5월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초반부터 수많은 복선과 짜임새 있는 구성을 통하여서 관객으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던 영화였습니다. 짧은 시간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사고 현장의 기억들을 되짚어 보면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영화 속 가설이 참으로 기발하였습니다. 우리의 인생 속에서도 특정한 시간으로 돌아가 수정하고 싶은 것이 하나쯤은 있을 것입니다. 소스코드라는 영화를 통해서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맺어지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댓글